수필

에세이 | 별꽃에 물든 밤 - 多原

多原(다원) 2025. 6. 23. 16:10

사진출처 당진전원(자귀나무)

에세이 | 별꽃에 물든 밤


숲풀로 우거진 길섶을 따라 걷다 보면,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작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며 조용히 웃고 있는 그 꽃들 앞에서 나는 문득 걸음을 멈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그 자리에서 묵묵히 피어 있는 모습은 내 마음 깊은 곳을 은은히 물들인다. 어쩌면 사람의 마음도 이런 이름 없는 꽃들처럼, 고요한 밤에 더욱 선명히 피어나는 것이 아닐까.

오늘 밤은 유난히 별이 많다. 까만 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들은 마치 누군가 바늘로 정성스럽게 수를 놓은 듯하다. 그 속에, 내 마음도 어느새 푸른강 은하수에 돛단배 하나를 띄운다. 별들이 인도하는 대로, 어디든지 흘러가고 싶은 마음. 어디론가 떠난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지는 이 밤, 나는 그저 하염없이 그 별빛에 기대고 싶어진다.

그렇게 바라보다 보면, 문득 한 송이 별꽃이 떠오른다. 내 가슴 한켠에 곱게 수놓인 듯한, 작고 환한 그 이름. ‘별꽃’. 누군가는 스쳐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그 꽃이, 내게는 유난히 찬란하게 느껴진다. 어둠 속에서도 환히 피어나는 그 빛, 그 따스함. 볼수록 마음이 환해지고, 바라볼수록 마음속이 맑아지는 그 느낌. 그것은 어쩌면 누군가의 눈빛이기도 하고,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따스한 온기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그 별꽃을 마음속에 품은 채, 천천히 밤길을 걷는다. 어둠은 더 짙어가지만, 별꽃 하나 품은 마음은 더욱 환해진다. 그 별꽃에 하염없이 물들고 싶은 밤. 그런 밤은, 살아 있다는 사실마저 조용히 빛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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