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전원의 아침 - 多原(다원)
多原(다원)
2025. 4. 10. 01:55
밤의 어둠을 떨쳐낸 첫 번째 빛
그 빛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세상을 일깨운다
햇살은 부드러운 손길처럼 나뭇가지를 어루만지고
그 끝에서 흐르는 이슬이 빛을 삼키며 반짝인다
들판은 여전히 어제의 꿈을 품고 있고
흙에서 나는 깊고 순수한 향기 속에 숨겨진
새로 태어날 생명의 흔적
씨앗들은 고요히 눈을 뜨며
작은 숨을 쉬고 세상의 첫 발을 내딛는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
산들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면
저 멀리 시간을 품고 흘러오는 기억의 흔적들
과거와 현재가 이 아침 속에서 만나
따스한 속삭임을 남긴다
바람은 조용히 나를 스치며 지나가고
그 속에 담긴 사연들은 말없이도 나를 감싸 안는다
새들의 노래가 들려온다
세상이 태어나는 찬란한 음악
날갯짓 하나하나에 희망과 자유가 깃들고
그 소리가 흐를 때마다 내 안의 모든 어둠은 사라진다
조용한 아침 속에서 그들의 노래는
영롱하게 빛나며 나를 이끈다
모든 존재가 어우러져 고요한 하모니를 이루며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경이롭고 아름다운 전원의 아침
이 순간, 나는 그 모든 것을 온 마음으로 안아들인다
이 아침 속에서 나도 다시 태어난다



사진 : 정원 가브리소나무 아래에 핀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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