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5월, 부모님께 드리는 시 - 詩(多原)
多原(다원)
2025. 4. 27. 07:30

5월, 부모님께 드리는 시
연둣빛 잎새가 속삭이는 계절
오월이 오면
마음 한켠이 조용히 젖어옵니다
햇살이 유난히 따뜻한 건
당신들의 사랑을 닮았기 때문이겠지요
어머니
당신은 하루의 시작이었고
밤의 끝이었습니다
식지 않은 밥상
다림질된 옷
말없이 쌓아 올린 수고 속에
당신의 사랑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지요
어릴 적 저는 몰랐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기적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알아요
당신의 두 손이
세상을 저에게 건네주고 있었다는 걸...
아버지
당신의 발걸음은
무겁지만 단단했습니다
어깨에 내려앉은 고단함을
한마디 말 없이 견디며
하루하루를 걸어오신 당신
그 등 뒤에서
저는 안전하다고 느꼈습니다
살아가는 것이
이토록 많은 것을 버티고
또 견디는 일이라는 걸
이제야 배워가며
그토록 강하셨던 이유를 조금은 이해합니다
두 분의 사랑은
크고 요란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거기 있었습니다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침묵으로
제 삶을 지켜주는 울타리가 되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월이 오면
저는 당신들을 생각합니다
감사하다는 말이
수천 번을 지나도 부족하지만
그 마음을 담아 이 시를 드립니다
부디, 당신들의 날이 따뜻하시길
이제는 제가 두 손으로
당신들의 계절을 감싸안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