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물처럼, 바람처럼 - 多原

多原(다원) 2025. 6. 20. 19:00


詩 | 물처럼, 바람처럼


머물지 않는 것들만이
진짜를 남긴다

물은 담기지만
흘러야 살아 있고
바람은 잡히지 않지만
지나가며 흔적을 남긴다

나는 늘 붙들었다
기억을, 감정을, 사람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 애썼다

그러나 그들이
내게서 흘러나갈 때
비로소 자유로웠다는 걸
이제야 안다

스님은 말씀하셨다
물처럼 살아라
바람처럼 머물러라

붙들지 않고
맡기고 지나가라

그리하여
내 마음도
이제는 스스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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