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산문7 | 마음 안의 오솔길(산문집 | 오솔길에서 온 편지 중) - 多原

多原(다원) 2025. 6. 23. 03:31


산문7 | 마음 안의 오솔길

사람들은 흔히 길을 밖에서 찾는다.
지도를 펴고, 방향을 정하고, 누군가 앞서간 자취를 따라 걷는다.
하지만 나는 알게 되었다.
진짜 중요한 길은 언제나, 마음 안쪽에 있다는 걸.

숲길을 걷다 보면, 그 조용한 길이 어느새 내 마음의 풍경을 닮아 있다는 걸 느낀다.
외롭던 날엔 길도 조용하고, 마음이 맑은 날엔 숲도 환하다.
바로 그 순간, 나는 오솔길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깊숙한 곳을 걷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마음 안에도 오솔길은 있다.
그 길은 넓지 않고, 반짝이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자랑할 만한 화려함은 없지만,
그곳에는 나만의 기억과 상처, 그리고 다정함이 숨어 있다.

어느 날은 그 길에서 오래전에 잊은 감정을 마주하고,
또 어떤 날은 나조차 몰랐던 나의 단단함과도 마주친다.
그런 만남은 언제나 조용히, 그러나 깊게 다가온다.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살아간다는 건, 결국 자기 마음 안의 길을 걷는 일이 아닐까.
어디로 향하는지 몰라도, 하루하루 묵묵히 걷다 보면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속도로, 가장 필요한 풍경 속에 도달하게 된다.

나는 그 오솔길을 걸으며 배운다.
내가 나를 이해하는 시간 없이, 누구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나의 아픔과도 함께 걸을 수 있을 때,
비로소 타인의 그림자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걸어간다.
마음 안에 숨겨져 있던 오솔길을 따라.
그 길 끝에는 반드시 무엇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길 위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 내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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