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詩集 | 다시, 4월의 파스텔 - 多原

多原(다원) 2025. 6. 23. 05:38

詩集 | 다시, 4월의 파스텔

詩1. 숨가쁜 페이지들


숨가쁜 하루들이
내 인생의 페이지를
빼곡히 채워갔다.

기억도 나지 않는 작은 선택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말없이 감당한 시간들이
책장 너머 나를 기다렸다.

달력 위에 남겨진
빨간 동그라미 대신,
나는 나를 위해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멈추지 않았고
흐트러지지 않았고
어쩌면,
아무도 몰랐겠지만
조용히 빛났다.


詩2. 흐름이라는 이름의 시간


시간은 흐른다.
언제나 그렇듯,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앞으로만, 앞으로만.

그 흐름 위에
나는 조용히 실려
한 시절을 지나왔고
다시 또 다른 시절을 맞는다.

때로는 파도처럼 거세게
때로는 바람처럼 부드럽게
그 시간의 결이
내 마음을 깎고 다듬어
지금의 나를 남겼다.

그 모든 흐름이
고마웠다.


詩3. 아직은 가능성


끝난 줄 알았던 계절이
다시 피어나는 걸 보며
나도 아직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늦은 게 아니라
천천히 걸어온 것일지도.

내 안엔 아직
바뀔 수 있는 마음이 있고
피어날 수 있는 꿈이 있다.

늦었다는 말 대신
"이제부터야"라는 말로
나를 다독이기로 했다.

가능성은 언제나
조용히 우리 곁에 머물고 있으니까.


詩4. 마음에 피는 꽃


봄이 오면
내 마음에도 꽃이 핀다.

그 꽃은 누가 보지 않아도
향기를 품고
누가 칭찬하지 않아도
고개를 든다.

한참 동안 감춰두었던
진짜 나의 모습들이
꽃잎처럼 차례로
펼쳐진다.

나는 이제
누군가의 시선으로 ㅡ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내 마음에 핀 이 꽃은
오직 나를 위한 것이니까.


詩5. 웃음이 머문 자리


가끔은 잊었다가도
어느 순간 떠오르는
내 웃음소리.

너무 많이 참았던 날들 사이
어느 한 장면에서
펑 하고 터진 그 웃음이
내게 얼마나 소중했던지.

그 자리에
햇살이 들.고
꽃이 피고
어느새 추억이 자라났다.

웃음은 사라지지 않고
기억의 벽에
조용히 기대어 있었다.


詩6. 철없음을 허락해


가끔은 철없고 싶다.

계획도 없고
결과도 모른 채
그냥 흘러가는 하루를
가만히 느껴보고 싶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내 작은 일탈 속에서
나는 진짜 내 마음을
만져보고 싶다.

어쩌면 철없음은
용기


詩7.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나는 나를 더 사랑해주고 싶다.

서툴고 어리숙했던 날들도
품어안고
넘어졌던 순간들마다
내 등을 토닥여주고 싶다.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면
나는 스스로를 믿고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따뜻하게 걸어가고 싶다.

다시 시작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가능성의 문이니까.


詩8. 4월, 그리고 나


4월이 오면
나는 유난히 마음이 말랑해진다.

꽃들이 핀다고
내 삶도 저절로 아름다워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봄은
언제나 희망의 언어로 내게 말을 건다.

잊고 있던 꿈 하나
소중히 꺼내보기도 하고
지나간 상처들을
햇살에 말려보기도 한다.

4월은
매번 새로운 시작을 말해준다.
그리고 나는,
그 시작을 다시 믿는다.


詩9. 마지막 페이지엔 웃음이


마지막 페이지에
나는 꼭 웃고 싶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모든 순간이 빛나지 않아도
그 삶의 끝자락에서
"참 잘 살았다"고 말하고 싶다.

그 말 속엔
참았던 눈물도
소중했던 인연도
내 모든 시간이 담겨 있기를.

그래서,
내가 살아낸 시간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햇살처럼 남기를 바란다.

웃음으로,
조용히,
그렇게 끝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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