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산문 | 이름 없는 마음 (다원)

多原(다원) 2025. 6. 26. 04:56

산문 | 이름 없는 마음


어떤 마음은
끝내 이름을 가지지 못합니다
말로 꺼내기엔 너무 서툴고
누구에게 건네기엔 너무 조용해서
그저 가만히 가슴속 어딘가에 묻어두는 마음

그 마음이 있다는 걸
나조차도 잊은 채 살아가다가
어느 날 문득
하루의 틈에
계절의 끝자락에
그 조용한 마음이 나를 찾아옵니다

그건 사랑일 수도
그리움일 수도
아니면 미처 끝맺지 못한 인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마음은 그대로였기에
나는 차마 이름을 붙이지 못했습니다

이름이 없어서 다행이었다고
그래서 더 오래
나만의 방식으로 간직할 수 있었다고
스스로를 달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름이 없기에
더 외롭고 아픈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말하지 못하니 이해받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니 지나치게 되고
그래서 더 깊이 남아 있는 마음

그 마음은
밤이 길어질수록 짙어지고
고요한 새벽이면
더 또렷해집니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울고 있는 마음

나는 그 마음을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름이 없어도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도 분명 내 삶의 일부였고
나를 지탱해준 조용한 등불이었다는 걸

그래서 오늘
그 이름 없는 마음에게
살며시 말을 걸어봅니다

“미안했어, 오래도록 너를 모른 척해서
그리고 고마웠어, 그렇게 묵묵히 나를 지켜줘서.”

비로소
그 마음이 내 안에서
조금 환하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비록 여전히 이름은 없지만
이제는 외롭지 않은
작고 단단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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