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산문 연작집 | 그 길의 끝에서 당신을 만났습니다 (다원)
多原(다원)
2025. 6. 30. 06:45

3부. 자연처럼 사랑도 흐른다
– 꽃, 흙, 비, 나무처럼... 당신은 내 안에 조용히 살아 있습니다.
6. 흙과 책, 그리고 당신
나는 향기 나는 것들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잘 익은 흙냄새, 오래된 책장 속의 서늘한 활자,
그리고 언제나 내 마음을 꽃처럼 피우던 당신.
당신이 내게 준 건 말보다 깊은 따뜻함이었습니다.
무심한 눈길에 담긴 다정, 짧은 침묵 뒤에 피어나는 미소—
그런 조각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이루었습니다.
책을 펴고, 흙을 만지며,
나는 매일같이 당신의 잔향을 되새깁니다.
이 삶이 끝날 때쯤엔
당신과 나눈 문장 하나,
당신이 남긴 숨결 하나도
내 삶의 가장 향기로운 페이지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7. 그대는 다시 피어날 계절입니다
모든 것은 다시 피어납니다.
얼었던 땅 위에 새순이 오르고,
잊힌 이름들이 바람에 실려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나는 믿습니다.
그대 또한, 다시 피어날 계절이라는 것을.
사랑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모습을 바꾸어 다시 스며드는 것일 뿐입니다.
한때 눈물로 젖은 이름이,
어느 날은 햇살 아래 환히 웃으며 피어날 수 있음을 나는 믿습니다.
8. 나무의 시간처럼
사람의 마음도 나무처럼 자라는 것이라 믿습니다.
뿌리는 더 깊어지고, 잎은 더 넓게 펼쳐지며
세월 속에서 결이 만들어집니다.
당신이 내게 남긴 사랑은
햇살도, 비도, 바람도 맞으며 자란 한 그루 나무와도 같았습니다.
어느덧, 나는 그 나무 아래서 쉬고 있었고
그늘 속에서 다시 삶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내 마음에 뿌리내린 사람.
시간이 지나도 결코 시들지 않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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