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 詩(多原)

多原(다원) 2025. 5. 7. 02:53

 

 

다시는 - 詩(多原)

나는 슬픔으로 가는 길을 안다
너에게로 이어진 모든 순간이
그 길이었다

커다란 나무 아래
바람은 늘 같은 방향으로만 흔들리고
나는 그 결을 쓰다듬는다
말 없이, 오래도록

사랑이 진심이었을수록
사라진 자리엔 아무도 오지 않는다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그 길이 어디로도 닿지 않는다는 걸

그래서 나는 기다림 위에
작은 배를 띄운다
슬픔을 실어
멀리, 아주 멀리 보낸다

태양 아래
빨간 양산, 붉은 깃털의 모자
한 여자가 걷는다

그 강가에 다시 서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내가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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