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산문 | 바람이 창문을 두드릴 때

多原(다원) 2025. 7. 1. 16:41

산문 | 바람이 창문을 두드릴 때


늦은 휴일 오후, 조용한 집 안
창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가
낡은 창틀을 가만히 두드립니다

텅 빈 거실엔 찻잔 하나
그 안의 따뜻함이
조용히 날 위로하는 것만 같습니다
바람이, 아주 조심스럽게 말을 거는 듯해
나는 말없이 귀를 기울입니다

“괜찮니?”
아무도 묻지 않은 그 말을
나는 바람의 숨결에서 듣습니다
누군가의 다정한 손길이
지금 이 공기를 타고 닿을 수 있다면
바로 이런 순간일 거라 믿으면서

긴 하루의 피로가
어깨 위에 차곡히 쌓인 날에도
나는 언제나 창을 열어두고
바람을 기다립니다

바람은 말이 없지만
언제나 곁에 머물다 가니까요
그렇게 스쳐간 흔적이
때론 사람보다 따뜻할 때가 있으니까요

햇살이 저물고 어둠이 찾아오면
나는 바람과 마주 앉아
나의 작은 이야기들을 건넵니다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들을
그저 조용히 건네봅니다

바람은 내 속삭임을 품고
멀리멀리 떠날 거예요.
누군가의 닫힌 창문을 두드리며
이 말을 대신 전하겠지요.

“너도 괜찮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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