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산문 | 그리고, 말하지 못한 것들 (다원)
多原(다원)
2025. 7. 3. 12:41

산문 | 그리고, 말하지 못한 것들
우리는 참 많은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소소한 하루의 일상부터
무심한 인사말,
때로는 마음을 다해 쓴 편지까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깊은 말들은
끝내 하지 못한 채
가슴속에만 남겨두고 말았습니다.
그날,
당신의 눈빛이 조금은 흔들렸던 순간에도
나는 침묵했고,
그저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괜찮아.”
“별일 아니야.”
그 짧은 말들 뒤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는지
지금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말하지 못한 것들은
때로는 가장 진심이었고,
가장 조심스러웠으며,
무엇보다 가장 간절했던 마음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오래 그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끝내 말하지 못한
“가지 말라고.”
“많이 그리웠다고.”
“사실은 아직도 기다린다고.”
그 모든 문장들이
시간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고
내 안에 조용히 살아 있습니다.
이제는 당신에게 닿을 수 없는 말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가끔은
속으로 조용히 읊조려봅니다.
지금이라면,
그 말을 꺼낼 수 있을 것 같은 밤에.
그리고, 말하지 못한 것들.
그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깊은 마음으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언젠가 당신이
그 말들의 온도를 알아줄 수 있다면
비록 말하지 않았더라도,
그 마음이 닿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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