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 비밀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다원)

산문 | 비밀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비밀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게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건 반드시 숨겨야 할 잘못이나
금기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누군가를 몰래 좋아했던 기억,
끝내 하지 못한 한마디,
아니면, 지금도 잊히지 않는 이름 하나.

말하지 않았기에
더 오래 남는 마음,
꺼내지 않았기에
더 깊게 스며든 감정이 있습니다.

나도 그런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가슴속 어딘가에
작은 불씨처럼 남아 있는 마음.
지나간 시간 속에서
조용히 익어가며,
지금의 나를 조용히 지켜주고 있는 것.

가끔은 그 비밀이
너무 선명해서 가슴이 저리고,
가끔은 잊고 있다가
문득 스치는 노래 한 소절에
불쑥 눈물이 차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건 참았기 때문이 아니라,
지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도 닿지 않아야
더 오래 살아남는 마음이 있으니까요.

비밀 하나쯤은
마음속에 있어야
사람은 더 다정해지고,
조금은 조용해지며,
누군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비밀 하나를 품고
오늘도 말없이 하루를 살아갑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은,
내 마음의 한 조각 같은 그 이야기.

당신도 그렇지 않나요?
가끔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누군가를 떠올리고,
그 이름을 마음속으로만 불러보는 그런 순간

비밀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세상은 조금 더 조용히 다가오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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