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숨결 - 詩(多原)

多原(다원) 2025. 5. 13. 04:08


하얀 숨결 - 詩(多原)

파도 끝에서
누군가 내민
하얀 꽃 한 송이

해풍에 실려온
소금기 어린 말
조용히 마음에 내려앉는다

물빛은 깊고
수평선 너머는
말없는 약속처럼 멀다

바다는 제 몸을
수천 갈래로 쪼개어
갯바위에 생을 남기고

나는 그 자리에 앉아
하얗게 피는
물의 꽃을 바라본다

그 순간
바다는 말한다
우리 모두
조용히 환생하고 있다고

밤이 오면
별들은 기억을 되짚듯 내려오고
그중 하나
너무나 환히 빛나는 별 하나가
내 이름을 부른다

그 별 아래
나는 쉬고 있다
끝없이 다시 피어나는
하얀 숨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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