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 詩(多原)

多原(다원) 2025. 5. 14. 02:46


화양연화 -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그대가 있었다

그 시절의 우리는
늘 오후처럼 빛났지
무릎 아래로 햇살이 쏟아지고
눈빛 하나에도 계절이 스며들던 날들

너는 말 없이 꽃이었고
나는 그 곁에서 숨 쉬는 바람이었다

손끝이 스치지 않아도
가슴은 먼저 떨렸고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웠다

세상은 바쁘게 흘렀지만
우리의 시간은 멈춰 있었지
커피잔 위로 피어오르는 김처럼
따뜻하고, 조용하고, 사라지기 쉬운

가끔은 꿈인지 몰라
몇 번이고 되뇌었다
정말 네가 내 곁에 있었던 적이 있었냐고

그럴 때마다
내 마음 속 어딘가에서
너의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지금은 다만
흐린 창가에 기대어
그때를 꺼내 본다

네가 남기고 간 향기
너를 닮은 빛
그리고 너로 인해 아름다웠던 나의 하루들


사진출처 당진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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