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계절 - 詩(多原)

多原(다원) 2025. 5. 24. 06:00

 

사진출처 당진전원


장미의 계절 - 詩(多原)

너를 처음 떠올린 건
햇살이 유리창 너머로 조용히 스며들던 오후였지
그날, 바람은 장미의 향기를 데려왔고
나는 그 향기 속에서 너를 만났다

장미는 피기 전부터 아름다웠다
단단히 닫힌 꽃봉오리에도
언젠가 펼쳐질 이야기가 있었으니까
너를 사랑하게 된 마음도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내 안에서 피어났다

너는 말없이 웃었고
나는 그 미소 속에서 수천 송이 꽃을 보았다
햇살보다 더 따뜻한 눈빛
고요 속에서도 살아 있는 숨결
그것만으로도 세상은
잠시 멈춘 듯 평화로웠다

사랑은 언젠가 스스로 빛을 낸다
가장 어두운 밤을 견디는 별처럼
아무도 보지 않을 때조차
장미는 자신만의 향기로 세상을 채운다

그리고 희망은
그 사랑이 지닌 또 하나의 얼굴
너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나는 시를 쓰고
작은 꽃병에 물을 갈며
마음을 조금씩 단단히 다듬었다

비가 내려도 괜찮아
장미는 비에 젖으며 더 깊은 색으로 피고
우리도 그렇게
조금은 아프고 조금은 기쁘게
하나의 계절을 통과할 테니까

이 계절이 끝나도
나는 장미를 기억할 거야
너의 눈빛처럼 맑고
너의 이름처럼 따뜻한 사랑을

그리고 언젠가
다시 피어나는 계절의 입구에서
너와 마주하길 바라며
나는 오늘도
작은 희망 하나를 마음에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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