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집 《겁쟁이의 사랑》
목차
1. 다가오는 웃음
→ 사랑의 시작. 상대의 존재만으로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2. 말하지 못한 이름
→ 자꾸만 머릿속을 맴도는 그 사람, 이름을 부르고 싶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는 마음.
3. 그대 창가에 머문 바람처럼
→ 아주 가까이에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거리. 스치듯 지나가는 마음.
4. 고백은 언제나 늦는다
→ 마음 속에만 맴도는 말들, 꺼내기엔 너무 늦어버린 순간들.
5. 사랑은 기다림으로 자란다
→ 다가가지 못하는 대신, 묵묵히 기다리는 시간.
6.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해지는 얼굴
→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그 사람의 모습, 잊히지 않는 그 순간들.
7. 이제, 나도 한 걸음
→ 겁쟁이였던 마음이 용기를 내어 첫걸음을 내딛는 결심.
수필집 《겁쟁이의 사랑》
※ 서문 ※
사랑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지만, 막상 손을 뻗으려 하면 두려움이 먼저 다가옵니다. 마음은 앞서 가는데, 발걸음은 망설이고, 말은 가슴 속에서만 맴돌다 결국 침묵으로 남습니다.
이 수필집은 그런 사랑의 순간들을 담았습니다.
말하지 못한 고백들, 다가서지 못한 용기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피어나는 감정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이 글들이 당신의 마음 속 깊은 곳, 어딘가에 조용히 닿기를 바랍니다.
1편. 다가오는 웃음
그대의 웃는 모습이 마치 바람결처럼 성큼성큼 내게로 걸어옵니다.
낯선 오후의 햇살이 창문을 스치고, 나는 그 자리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봅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두 눈에 이슬이 고입니다. 괜히 그런 날이 있습니다. 이유도 없이 가슴이 먹먹하고, 그대 생각이 나고, 어딘가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그대를 향해 나아가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 당신을 좋아해요. 아주 오래전부터요.”
하지만 말이 목 끝에서 멈춥니다. 사랑 앞에서는 언제나 나는 바보가 됩니다. 마음속엔 수많은 말이 있었지만, 그 앞에 서면 도망치고 싶어지고, 입술은 굳어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또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채, 나는 그 자리에 앉아 또 그대를 떠올립니다.
사랑이란 참 묘합니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데, 그 가까움이 두려워 멀어지는 마음.
말 한마디면 될 것 같은데, 그 한마디가 전부 같아 쉽게 뱉지 못하는 나.
나는 오늘도 겁쟁이입니다.
하지만, 그대의 웃는 모습은 여전히 내게로 걸어옵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어쩌면 언젠가, 내 마음도 그 웃음에 이끌려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까요.
그때 나는, 드디어 말할 수 있을까요.
“그대여, 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2편. 말하지 못한 이름
그대 이름을 떠올리는 일은 참 쉬운데,
그 이름을 부르는 일은 왜 이리 어려운 걸까요.
수많은 말들 중에서도 그대의 이름은 내게 특별합니다.
말끝을 맴도는 소리.
가슴속에서 끊임없이 울리는 울림.
하지만 그 울림은 끝내 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합니다.
우연히 마주칠 때면, 심장은 빠르게 뛰고, 머리는 새하얘지고 맙니다.
말을 걸고 싶은데, 그저 웃는 얼굴로 고개만 끄덕이며 지나치는 나.
그러고는 혼자 속으로 당신 이름을 수백 번씩 불러봅니다.
속삭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릿해지는 그 이름.
그대는 아마도 모를 겁니다.
당신 이름 석 자가 내게 얼마나 큰 울림인지.
얼마나 조심스럽게 마음속에서 간직되고 있는지.
사랑은 참 어설픕니다.
그 사람의 이름조차 온전히 부르지 못하면서도,
그 이름 하나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드니까요.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사랑.
하지만 오늘도 나는 그대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수없이 불러봅니다.
부디, 언젠가는 그대 앞에서 조심스럽게, 그리고 용기 있게,
그 이름을 부를 수 있기를.
3편. 그대 창가에 머문 바람처럼
나는 매일 같은 길을 걷습니다.
그대가 머무는 창가 앞을, 아주 조용히 스쳐 지나갑니다.
그대는 아마 모를 겁니다.
내가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그 창을 바라보는지.
햇살이 닿는 유리 너머로 무심히 앉아 있는 그대를,
나는 마치 숨을 참고 보는 듯, 조심스럽게 응시합니다.
그대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나라는 존재를 모를지도 모르죠.
하지만 괜찮습니다.
나는 그대 창가에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이면 됩니다.
스치듯,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바람은 말을 걸지 않습니다.
그저 지나가며 머리칼을 흔들고, 종이 위를 떨게 할 뿐입니다.
나의 사랑도 그렇습니다.
큰 소리 내지 않고, 그저 조용히 그대 곁을 맴돌기만 합니다.
가끔은 그대가 창을 열고 나와 마주칠까 두렵고,
또 가끔은 그런 우연이 간절히 찾아오길 바랍니다.
내 마음은 늘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습니다.
다가가지도, 완전히 멀어지지도 못한 채.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랑은 표현해야 한다고, 마음을 보여줘야 진짜라고.
하지만 모든 사랑이 그렇게 선명할 수는 없다는 걸,
나는 그대를 통해 배워가고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그대 창가에 머뭅니다.
따뜻한 바람처럼, 한순간이라도 그대의 얼굴을 스치고 싶어서.
그리고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히 사라질 준비를 합니다.
혹시라도, 언젠가
그대가 그 창을 열고 말해준다면—
“지금 막, 바람이 스쳐간 것 같았어요.”
그 말 한마디면, 나는 평생을 사랑했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편. 고백은 언제나 늦는다
사실, 말하고 싶었던 순간은 많았습니다.
함께 웃던 그 날, 문득 눈이 마주쳤던 저녁,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헤어졌지만
내 마음은 당신을 향해 조용히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지금 말해.
사랑한다고. 보고 싶다고.
너와 함께 있고 싶다고.’
하지만 그 순간마다 나는 침묵을 택했습니다.
늘 다음을 기대했고, 다음이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낸다면, 조금만 더 가까워진다면—
그때 말해도 늦지 않을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걸,
나는 너무 늦게 배웠습니다.
어느 날, 당신의 눈빛이 나 아닌 누군가를 향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당신의 웃음이, 더 이상 나를 향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내가 얼마나 오래
말하지 못한 고백 속에 갇혀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사랑은 마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고백하지 않은 사랑은, 없는 사랑과 같다는 말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대여,
그대는 나의 고백 없는 계절이었습니다.
가슴속에만 머물던 말,
이제는 아무리 외쳐도 닿지 않는 그 말—
"사랑했어요. 정말 사랑했어요."
그 말이 이렇게 늦게 도착할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토록 늦은 말은,
아무에게도 닿지 않는다는 것도 이제는 압니다.
5편. 사랑은 기다림으로 자란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해서,
나는 그대를 그냥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떠나보냈다고 해서,
내 마음까지 함께 멀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그때부터 진짜 사랑이 시작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랑은 반드시 곁에 있어야만 자라는 게 아니었습니다.
어떤 사랑은 기다림 속에서 더 단단해지고,
더 깊어지고, 더 조용히 피어납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대에게 연락하지 않고,
그대 앞에 나타나지 않고,
그대의 하루에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나는 여전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기보다,
내가 다시 한 번 용기 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기다리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 기다림 속에서
내 사랑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되새깁니다.
사랑은 때로 말보다, 행동보다,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리는 시간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말합니다.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은
비록 멀리서 움츠린 채 서 있지만,
계절처럼 조금씩, 아주 천천히 자라고 있습니다.
혹시 그대가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아니라,
그저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이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단단해졌음을 믿으며—
나는 이 자리에,
묵묵히, 조용히 서 있습니다.
사랑은 기다림으로도
충분히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지금 이 순간,
그대를 향한 내 마음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6편.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해지는 얼굴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고들 합니다.
기억은 흐려지고, 얼굴은 희미해지고,
그리움도 언젠가는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 반대입니다.
그대를 떠올릴수록, 아니—
눈을 감을수록 당신의 얼굴은 더 또렷해집니다.
햇살 아래 웃던 눈,
살며시 고개를 기울이던 모습,
조용히 숨을 고르던 그 순간까지—
모두가 내 안에서 또렷하게 살아납니다.
그대와 나누었던 대화는 희미해졌지만,
그때 당신이 내게 보여주던 표정은 여전히 선명합니다.
기억은 빛바래도, 감정은 빛을 잃지 않나 봅니다.
내 마음속 그대는 여전히 첫눈 같고, 처음처럼 설레고,
사라질 기미가 없습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흐리게 만들지만,
진심으로 사랑했던 기억만은 더욱 또렷해진다는 것을—
나는 당신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눈을 감고도 그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내가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그 사랑이 슬픔일지, 그리움일지, 미련일지는 모르겠지만
하나 분명한 건,
그 얼굴 하나로 오늘 하루도
나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대여,
당신은 지금 어디쯤에서 어떤 하늘을 바라보고 있나요?
혹시 당신도, 아주 가끔—
눈을 감았을 때
내 얼굴을 떠올린 적이 있었을까요?
7편. 이제, 나도 한 걸음
나는 늘 멀찍이 서 있었습니다.
다가갈 수 없다는 이유로,
상처받을까 두려워서,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나 자신을 속이며—
그렇게 수없이 사랑을 놓쳤습니다.
하지만 마음이라는 건
억누른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더군요.
그대를 떠올리는 날은 여전히 많았고,
가슴 깊숙한 곳 어딘가는 여전히 그대를 향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습니다.
아주 작은 용기라도 내보자고.
언제나 뒤로 숨던 내가,
이제는 단 한 걸음이라도 내디뎌보자고.
오늘 나는 그대에게 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대와 마주할 나를 향해
처음으로 단단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대를 향해 무작정 달려가기보다,
내 안의 두려움부터 마주보기로 했습니다.
사랑이란 결국,
타인을 향한 용기이기 이전에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연습이라는 걸 이제는 압니다.
그래서 나는 이제, 한 걸음 내딛습니다.
망설임을 품은 채,
두려움을 안은 채,
그래도 조금씩 나아갑니다.
사랑 앞에 서는 나는 여전히 서툴고 부족하지만,
그 모든 마음을 안고도
이제는 도망치지 않겠다고—
그대에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조금은 가까워졌다고 믿고 싶습니다.
사랑을 배우는 데 오래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알 것 같습니다.
사랑은 완벽한 타이밍보다,
불완전한 순간에도 움직이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지금 이 ‘한 걸음’이라는 것을.
※※ 수필집 《겁쟁이의 사랑》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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