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그대라는 이름의 기도》 - 多原

多原(다원) 2025. 6. 2. 16:12

 

사진출처 당진전원(삼색병꽃나무)


그대라는 이름의 기도

서른여섯 해
계절이 수백 번이나 피고 졌건만
당신과 나눈 하루하루는
모두 내 가슴 속, 한 편의 시로 남았어요

고운 손으로
지친 날들을 덮고
작은 숨결 둘
그 품에 안아
햇살처럼 키워낸 당신

말보다 따뜻한 눈빛
침묵보다 깊은 사랑
당신은 늘 그 자리에
바람처럼 곁에 있었지요

피곤에 젖은 저녁에도
밥 냄새 안에 사랑을 넣고
잠든 아이들의 숨소리에
당신의 마음을 누이던 밤들

당신의 사랑은
물소리처럼 조용하고
숲처럼 깊었고
별처럼 멀리서도 빛났습니다

이제야 깨닫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는 걸
그대 없이 흩어졌을 나날을
이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오늘
그대의 날 앞에 무릎 꿇고
조심스레 마음을 꺼냅니다

당신은 내 생의 기도였습니다
내가 매일 바라던
가장 아름다운 응답이었습니다

사랑해요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눈물 나도록,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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