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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여름의 숨결 속에서, 사랑한 만큼 - 다원

多原(다원) 2025. 6. 21. 01:21


수필 | 여름의 숨결 속에서, 사랑한 만큼


여름은 한 계절이 아니라, 하나의 숨결처럼 느껴진다. 나뭇잎 사이로 흘러드는 햇살, 바람에 실려오는 풀 내음, 강물 위를 미끄러지듯 날아가는 잠자리. 모든 것이 살아 있고, 모든 것이 말을 건네는 듯하다.

그 속을 걷다 보면, 나는 자주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삶을 산다는 그 말을.

여름은 무르익은 사랑 같다. 차가운 그늘과 뜨거운 햇살이 함께 공존하는 계절. 물가에서 웃음소리로 피어나는 기억들, 땀으로 적신 이마에 닿는 손길 하나, 말없이 나란히 걷던 오후의 산책길. 그 모든 장면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속에 쌓여간다.

나는 가끔 삶이 무거워질 때면 여름날의 냄새를 떠올린다. 비 온 뒤의 흙 내음, 수박을 자를 때의 달콤한 향기, 해 질 녘 창밖에서 들려오던 매미 소리. 그 모든 감각이 나를 다시 살게 했다. 사랑했기 때문에 기억하고, 기억하기 때문에 다시 살아내는 순간들이다.

어떤 이에게 여름은 단지 더운 계절이지만, 나에게는 사랑을 배우던 시간이었다. 한 아이의 웃음에서, 한 노인의 느린 발걸음에서, 붉게 물든 노을에서 나는 삶을, 그리고 사랑을 배웠다. 그렇게 배운 사랑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사람은 자신이 사랑한 것들로 삶을 채운다. 나는 초록으로 가득한 나무들, 물 위에 부서지던 햇살, 바람에 실려오는 익숙한 노래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 사랑만큼 나는 살았다. 깊이 숨 쉬며, 눈을 감고 마음으로 끌어안으며.

지금 여름의 한가운데를 서성이는 나는, 알고 있다. 이 계절의 빛나는 조각들이 언젠가 내 삶을 환히 비춰줄 거라는 것을. 그리고 그 조각들 하나하나가, 내가 사랑한 만큼 살아낸 삶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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