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 그리운 바람이 되어
그리운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해가 떠오르는 강가에 서 있으면, 어김없이 나도 강물처럼 흐르고 싶습니다. 제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강물처럼, 말없이 고요하지만 깊이를 감춘 그런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겨울 아침, 강물은 얼어붙은 들판을 지나며 더 단단해지고, 이윽고 바다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 여정은 때로 차갑고 쓸쓸하지만, 끝내는 따스한 바다의 품으로 스며들고야 맙니다. 저도 그 강물처럼 되고 싶습니다. 그대의 마음속 따뜻한 체온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면, 차가운 계절도 기꺼이 지나고 싶습니다.
살랑이며 스쳐가는 바람처럼, 저도 누군가의 곁을 조용히 지나가고 싶습니다. 흔들리면서도 떠날 수 있고, 머물 수 있는 존재. 들판을 지나, 해질녘 산자락을 안고, 다시 돌아와 강둑 어딘가에 숨을 고르는 그런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바람처럼 가볍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가벼움이 누군가의 마음을 쓰다듬는 다정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무게 없는 발걸음으로 다가가, 무겁던 하루의 한숨을 살짝 걷어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겠습니다.
이 계절이 제게 묻습니다. ‘그리운 것이 있느냐’고. 저는 망설임 없이 대답합니다. ‘있습니다’라고. 그리고 그 이름 하나를 입 안에서 조심스럽게 되뇌어 봅니다. 그 이름은 말하지 않아도 따뜻합니다. 눈을 감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가가 젖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바다를 품고 살아갑니다. 그 바다를 향해 흘러가는 길은 저마다 다르지만, 결국엔 모두 누군가의 따뜻함을 꿈꿉니다. 저는 그대에게 닿고 싶은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문득문득 그대를 스치며 안부를 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바람은 말이 없습니다. 다만 머문 자리에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저도 그렇게, 그대의 하루 끝자락 어딘가에 조용히 스며들어, 문득 생각나는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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