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문 | 비 오는 날의 마음
비가 내립니다.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내 마음에 오래 머뭅니다
이런 날이면
괜스레 말수가 줄고
기억들이 불쑥 고개를 듭니다
시간은 앞을 향해 가고 있는데
내 마음은 뒤를 돌아봅니다
비는 늘 그렇듯 조용히
그러면서도 깊게| 스며듭니다
나의 서운함, 후회, 그리움 같은 것들을
천천히 적셔가며
더는 외면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창가에 기대어 한참을 바라봅니다
젖어드는 나뭇잎들
조심조심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우산 속 두 사람이 나누는 말 없는 온기
그 장면들 속에서
나도 모르게 옛사람을 떠올립니다.
빗속을 함께 걸었던 날들
말없이 손을 잡아주던 순간
우산 하나로 충분했던 그 시절의 마음들
이제는 함께하지 않지만
여전히 그 기억들은 내 안에 살아
비 오는 날이면 고요히 문을 두드립니다
“잘 지내니?” 하고
“나도 잘 지내.” 하고
속으로만 나지막이 대답해봅니다
비가 내려 좋습니다
누군가의 발길을 붙잡고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나 같은 사람의 그리움 하나쯤은
살며시 안아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비는 멈추겠지만
오늘의 이 마음은 오래도록 남아
가끔 다시 내리겠지요
기억이 그립고, 사람이 보고 싶은 날마다
이렇게 조용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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