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산문 | 기억이 머무는 자리 (다원)

多原(다원) 2025. 6. 27. 15:01

산문 | 기억이 머무는 자리


기억은 어디에 머무는 걸까요.
언제 떠난지도 모르게 스쳐간 것들이
어느 날 불쑥,
내 마음을 툭 건드릴 때가 있습니다.

오래된 골목을 지나던 날,
낡은 노래 한 구절을 들은 순간,
햇살 가득한 오후의 향기 속에서
나는 문득,
한때의 나와 마주합니다.

그 자리에 당신도 있었습니다.
많은 말보다 눈빛이 더 깊었던 시간,
서로의 온도를 기억하던 계절,
그 모든 것들이 여전히
내 안 어딘가에서 조용히 살아 있습니다.

기억이란 건,
시간이 흐른다고 흐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선명해져
가끔은 가슴을 조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제는,
그 아픔마저도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당신과 함께 웃던 자리,
함께 걷던 길,
내 마음이 한없이 부드러워지던 그 순간들이
지금도 여전히 나를 살게 합니다.

나는 이제야 알겠습니다.
기억은 잊기 위해 있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잃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걸.

누군가를 마음 깊이 사랑했다면
그 사랑은 끝난 뒤에도
다른 형태로 남아
우리의 일상 속 어딘가에
고요히 머무릅니다.

그 자리마다
작은 숨결처럼 살아 있는 그때의 우리
나는 그 기억들이 있어
지금의 나로 서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조심스레 묻습니다.
그대의 기억 속에도
내가 잠시 머무는 자리가 있나요?
~~~~~~~~~~~~~~~~~~~~
자료가 유익하셨다면 구독 좋아요 ~~꾸욱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