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 흔들리며 피는 마음
지나간 과거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기차처럼
멀어지는 시간은 등 뒤에서 점점 작아질 뿐입니다.
나는 그 시간을 오래도록 바라보았습니다.
기다릴 수 없는 것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닿을 수 없는 것을 붙드는 마음으로.
생각은 언제나 단단하지만
마음은 그와 다르게 바람을 닮았습니다.
흔들리고, 흔들리다
끝내 붙들지 못하고 무너진 날들이
어디 한두 날이었을까요.
나는 그 마음을 품고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소리 없이, 아주 조용히 무너지는 것처럼
나의 슬픔은 자주 들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바람이라면,
우리 모두는 섬 같은 존재입니다.
홀로인 듯 살아가지만,
그 속엔 누구나 손 닿지 않는 고요한 외로움이 있습니다.
그 외로움 속에서 우리는 흔들립니다.
그리고 그 흔들림 속에서
가장 진실한 꽃이 피어납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꽃이 아닌,
자기 안의 봄을 향한
가만하고도 치열한 개화.
밤하늘에 앉아 가슴을 치며
울음을 삼켜야 했던 순간조차,
나는 그 순간의 나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어차피 세상은 홀로 걷는 길이니까요.
그 길 위에서 내가 나를 껴안지 않으면
누가 대신 나를 안아줄 수 있을까요.
흔들렸기에, 나는 피었습니다.
흔들리며, 나는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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