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향기 - 詩(多原)
하루는 또 하루를 닮아
천천히, 소리 없이 나를 지나간다
익숙함은 어느새 무게가 되어
내 어깨 위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속으로 삭인 인내는
깊은 우물처럼 마를 줄 모르고
나는 그 갈증을
조용히 들이마신다
어느 날, 문득
고요한 그림자 하나가
가슴 안을 스미듯 지나간다
이것이 외로움이라면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품에 안겨 있었는지도 모른다
혹시, 너무 오래
단조로움 속에 머물다
나만의 향기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나이 든다는 건
점점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빛깔을 더하는 것
나는 바란다
지워지기 전에
내 안의 색을, 향을
다시 피워낼 수 있기를
가만히 나를 껴안으며
오늘도 작게 속삭인다
변화하자, 스러지지 않기 위해
더 단단하고, 더 부드럽게
내가 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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