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향기 - 詩(多原)

多原(다원) 2025. 5. 22. 03:07

정원


내면의 향기 - 詩(多原)

하루는 또 하루를 닮아

천천히, 소리 없이 나를 지나간다

익숙함은 어느새 무게가 되어

내 어깨 위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속으로 삭인 인내는

깊은 우물처럼 마를 줄 모르고

나는 그 갈증을

조용히 들이마신다

어느 날, 문득

고요한 그림자 하나가

가슴 안을 스미듯 지나간다

이것이 외로움이라면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품에 안겨 있었는지도 모른다

혹시, 너무 오래

단조로움 속에 머물다

나만의 향기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나이 든다는 건

점점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빛깔을 더하는 것

나는 바란다

지워지기 전에

내 안의 색을, 향을
다시 피워낼 수 있기를

가만히 나를 껴안으며

오늘도 작게 속삭인다
변화하자, 스러지지 않기 위해
더 단단하고, 더 부드럽게

내가 나이기를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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