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산사의 시간 - 多原

多原(다원) 2025. 6. 12. 00:20

 

 

詩 | 산사의 시간


여기서는
시간이 걷는다

도시의 분침처럼 쫓기지 않고
약속의 초침처럼 급하지 않다

산사의 시간은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그 한 줄기 광선 속에 묻혀 있다

나는 그 느린 시간에 기대어
내 하루를 다시 짰다
허겁지겁 흘려보낸 말들
미처 보지 못한 얼굴들
그 모든 것들이
천천히 마음에 앉았다

스님 한 분
나무를 쓸고
종소리 하나
하늘을 울릴 때

나는 알았다
삶이 아니라
시간이 나를 지나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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