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스치는 자리마다
벚꽃이 꽃비 되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려앉는다
마치 오래된 기억이
다시 피어나는 것처럼
햇살은 고요하고
그 속에 너의 옛 웃음이 스며든다
나는 아무말도 없이
꽃비 내리는 하늘만 바라본다
너와 걷던 길 위로
꽃잎들이 쌓여가고
시간도, 마음도
그 위에 머무는 것같다
벚꽃은 진다 해도
그 계절은 끝난 게 아니란 걸
이제서야 조용히 배운다
말하지 못했던 사연들이
하나 둘 꽃잎 되어
바람 타고 너에게 닿기를
꽃비 내리는 날 조용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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