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비 내린 날 - 詩(多原)

多原(다원) 2025. 4. 10. 01:34

깊은 숨을 쉬며 하늘은
구름 속에서 잠자던 꿈들을 풀어놓았다

어느새, 기다림의 끝에서
그 고요한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마른 땅은 그 비를 품고
갈라진 틈 속에 시린 숨결을 내쉬며
모든 것이 다시 살아갈 가능성을
이 작은 방울에 걸고 있었다

비는 단순히 땅을 적시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길고 긴 시간을 견딘 씨앗들이
어둠 속에서 손을 내밀며
새로움이 스며드는 이 순간을 기다렸던 것이다

나는 그 빗소리 속에
내 내면의 목소리가 깊이 묻혀있음을 느낀다

오랜 아픔, 잃어버린 것들
그리고 아직 돌아오지 않은 희망들
그 모든 것이 이 단비 속에서 조용히 풀려나
한 줄기 빛처럼 내 마음 깊은 곳에 스며든다

내가 이 비를 기다린 것처럼
모든 것은 결국 이 순간을 위해 있었던 것

기다리던 단비가 내린 오늘
나는 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땅과 하늘, 나와 너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져
우리 모두가 다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속에서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나아가고 있다

                                    사진 : 정원에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복수초
그렇게도 기다리던 비가 내렸습니다
지하수 수압이 약해 근근히 돌아가는 스프링쿨러에 의지한 채
넓은 정원과 텃밭으로 물주기를 여러날...
기다리던 금비가 내려 얼마나 감사한 날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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